작성일 : 99-07-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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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님께 드리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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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faith
 조회 : 3,4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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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님
며칠전 님의 글을 읽고 하루빨리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으시길 바라는 마음에
글을 올립니다. 저 역시 님과 비슷한 여러 증상들로 힘들었었고 가장 힘든 시기
를 지난 후에야 최면 치료를 시작하게 되어 많이 망설였습니다.
신앙생활을 통해 많은 치유의 은혜가 있었기에 끝을 알수 없을것만 같은 심한
불안과 강박관념이 자신의 믿음이 부족한 탓이라는 자책감과 몹시 힘들었던것
은 사실이지만 과연 이것이 정신과 치료를 받을 만한 일인지... 빙의 라는것은
생각도 못했기에 아니 너무 힘들때는 누군가를 향해 "이젠 제발 그만 나를
놔줘 " 라고 혼잣말을 하곤했었지만 내가 자신의 의지박약과 나약함을 다른 존
재에 핑계대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결국은 모든게 다 내탓인데...정말 그 당
시 그리 힘들었었던가 하는 생각들... 내가 정말 치료를 받아야할 환자인가에
대해 확신없이 몹시 흔들렸지요.. 하지만 늘 무엇인가에 쫒기는 것 같은 ,
무엇이라도 잡고 있지않으면 당장이라도 나를 위협할 무엇인가가 덮칠것만
같은 ,아무런 저항도 할수없이 무기력하게 당할수 밖에 없을것만 같고,죽음
이전에는 결코 벗어날수 없을 것같은 불안감.. 그러기에 늘 모아둔 수백알의
수면제를 보며 안심하곤 했던 상황들은 결코 치료를 받지 않아도 괜찮을 상황
이 아니었습니다. 치료를 시작하면서 제 마음은 더욱 변덕스러워졌습니다.
병원에 가면서도 내가 왜 가는거지... 대기실에서는 나는 정상인데 내가 여긴
왜 온거지 ...무슨말을 해야하나.. 하지만 병원으로 가는 도중 심한 손떨림과
식은땀 대기실과 진료실에서의 심한 두려움은 결코 예사로운 것이 아니었습니
니다. 몇번의 치료후 그토록 저를 괴롭히던 심한 불안과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너무나도 오래전에 잃어버리고 살았던것 같은 그런 평안함과 따뜻함, 그토록
미워했던 자신에 대한 너무나 좋은 느낌.. 내가 얼마나 아름다운 존재인지
그 어떤 죄나 어두움도 결코 나를 더럽힐수 없다는 확신..을 얻고 난 후
그동안 제가 얼마나 깊이 병든 상태였었던가를 확실히 알수 있었습니다.
죄악된 환경에서 죄를 지을때 그 죄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모르다가 빛 가운데
있을 때 죄가 얼마나 우리를 병들게 하는 심각한 것인지를 깨닫는것 처럼
우리가 병들어 있을때 자신의 상태를 확실히 볼수는 없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비유가 맞는 지는 모르겠지만,듭니다.
프라하님 꼭 치료 받고 나으시길,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되찾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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